출퇴근 시간대 복잡한 도심 보도에서 마주 오는 행인과 어깨를 부딪치거나, 서로 같은 방향으로 피하려다 춤을 추듯 엉키는 난처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이색 대책이 마련됐다. 국토도보안전위원회는 오는 1일부터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 주요 지하철역 인근 보도에 ‘게걸음(옆으로 걷기) 전용 차선’을 시범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정책은 보행자 간 정면충돌로 인한 정신적 피로감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기획됐다. 한국보행행동연구소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보행자들이 정면이 아닌 옆을 바라본 채 꽃게처럼 이동할 경우 신체 접촉 면적이 최대 70% 감소하며, 어깨가 서로 맞부딪칠 확률은 사실상 0%에 수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범 구간 내 황색 점선으로 표시된 전용 차선에 진입하는 보행자는 반드시 몸을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90도 틀어 옆으로만 이동해야 한다. 다만, 한쪽 방향으로만 계속 걸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목 담 걸림 현상과 이명 등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50미터마다 설치된 회전 교차 지점에서 반드시 시선 방향을 반대로 전환해야 한다.
출근길 시민들은 황당해하면서도 흥미롭다는 반응이다. 매일 여의도로 출근하는 직장인 김모 씨(34)는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옆으로 걸어보니 앞사람 뒷모습을 보지 않아도 돼 시야가 쾌적하다'며 '다만 다리 안쪽 근육에 자극이 심해 본의 아니게 아침 운동이 되는 기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정부는 이번 시범 운영의 교통량 분산 효과를 분석한 뒤, 효과가 입증될 경우 오는 하반기부터 전국 주요 환승역 지하철 환승 통로 및 퇴근길 상습 정체 구간에도 게걸음 전용 차선을 전면 확대 도입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