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가 도심 교통난 해소와 직장인들의 이동 시간 단축을 위해 30층 이상 고층 빌딩 간 '연결형 자이언트 미끄럼틀' 및 '짚라인' 설치를 의무화하는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이르면 내년부터 직장인들이 옆 건물 파트너사로 이동할 때 엘리베이터 대신 안전모를 쓰고 허공을 가르는 풍경이 일상화될 전망이다.

초고층 빌딩 사이의 공중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마지막 개척지

이번 정책은 지상의 도로 교통과 지하의 철도망이 모두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정밀 진단에서 출발했다. 서울시 공중공간활용과 관계자는 "초고층 빌딩 사이의 공중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마지막 개척지"라며, "수직 이동에 소요되는 불필요한 대기 시간을 단 5초의 짜릿한 하강으로 대체해 도시 전체의 역동성을 끌어올리겠다"고 취지를 밝혔다.

안전 사고에 대한 우려에 대해 시 당국은 각 건물의 착지 지점에 초대형 볼풀(Ball Pool)과 메모리폼 매트리스를 이중으로 설치할 계획이므로 부상 위험은 극히 낮다고 해명했다. 다만 풍속이 초속 15미터 이상인 날에는 활강 중 맞바람을 맞아 공중에 정체될 수 있어, 모든 탑승자는 개인용 수동 부채를 상시 지참하도록 규정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기대를 모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의도의 한 금융회사에 근무하는 이모 대리(32)는 "서류 가방을 품에 안고 시속 50킬로미터로 하강하는 상상을 해봤다"며 "부장님의 긴급 호출을 받았을 때 아래층으로 도망치기 아주 유용한 대피로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