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30 세대를 중심으로 매달 일정 금액을 내면 자신의 물건을 강제로 잃어버리게 해주는 이른바 '분실 구독 서비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소비자가 서비스에 가입하면 전문 교육을 받은 '분실 요원'이 예고 없이 가입자의 일상에 침투해 무선 이어폰 한쪽, 현관 카드키, 립밤 등 생활 필수품을 은밀하게 수거해 간다.
“현대인들은 과잉 소유로 인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서비스 운영사 측은 "현대인들은 과잉 소유로 인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라며 "아끼던 물건을 갑작스럽게 분실했을 때 느끼는 상실감과, 이후 '이것 없이도 살 수 있구나' 깨닫는 해방감을 제공해 뇌에 강력한 디톡스 효과를 선사하는 것이 본 서비스의 핵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출시된 프리미엄 요금제는 스마트폰을 주말 동안 완전히 감춰두는 '디지털 실종 패키지'를 제공해 조기 마감되기도 했다.
학계에서는 이를 미니멀리즘이 극단화된 신종 소비 트렌드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무소유소비연구소 김비움 소장은 "현대 소비자는 물질적 소유를 넘어 '소유의 소멸'이라는 이색적인 경험을 구매하기 시작했다"라며 "아무것도 사지 않는 것보다, 갖고 있던 것을 잃어버리는 과정에서 얻는 심리적 자극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일부 가입자들 사이에서는 과도한 서비스 수행에 대한 불만 섞인 호평도 나온다. 직장인 박모 씨(28)는 "기본 패키지를 구독했는데 요원분이 노트북 충전기를 가져가시는 바람에 온종일 업무를 하지 못하고 강제로 쉬게 됐다"며 "처음엔 분통이 터졌지만 덕분에 한강을 걸으며 진정한 자아를 찾게 되어 별점 5점을 남겼다"고 만족감을 표했다.